세포 발전소 미토콘드리아, 수명 연장에도 관여한다

2020.06.29 18:33 2,61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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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는 인체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세포 내 소기관으로 별도의 모계 유전체를 갖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체엔 유전자 정보가 입력된 휴마닌(humanin)이라는 펩타이드(단백질 구성 아미노산 중합체)가 존재하는데, 이 휴마닌이 질병 발생과 수명 연장(longevity)에 핵심적 작용을 한다는 게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미토콘드리아 안에서 아미노산 21개(세포질에선 24개)로 생성되는 휴마닌은 원래 신경과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휴마닌은 알츠하이머병, 세포 자멸사(apoptosis), IGF-1(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1) 신호 전달 등의 연구에서 개별적으로 관찰되기도 한다.

건강과 장수에 관여하는 휴마닌의 작용은 인간 외에 원숭이, 생쥐, 벌레 등에서도 관찰됐다.

휴마닌 관련 유전자가 진화 과정에서 잘 보존됐음을 시사한다. 


고대부터 인간의 건강과 수명을 조절했던 미토콘드리아 신호 메커니즘의 핵심이 바로 휴마닌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 연구를 수행한 USC '레너드 데이비스' 노년의학 대학의 핀차스 코헨 교수팀은 24일(현지시간) 이 분야 전문 학술지 '노화(Aging)' 온라인판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코헨 교수는 "오래전부터 휴마닌은 노화 질환의 예방을 돕는다고 알려졌다"라면서 "하지만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게 확인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코헨 교수팀은, 각자 휴마닌을 발견해 미토콘드리아 유전체의 비밀을 연구해 온, 몇 안 되는 연구 그룹 가운데 하나다.

코헨 교수는 노년의학 분야에서 최정상급 연구·교육기관으로 꼽히는 이 대학의 현 학장이다. 


나이가 들수록 휴마닌 수위가 낮아진다는 건 여러 생물 종에 대한 선행연구에서 관찰됐다.

이번 연구에선 몸 안을 순환하는 휴마닌 수위가 높으면 장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처음 확인됐다.

연구팀은 오래 살기로 유명한 벌거숭이 두더지(naked mole rat) 등에 실험했다.

실제로 벌거숭이 두더지는 약 30년을 사는 동안 몸 안의 휴마닌 수위가 매우 느리게 낮아졌다.

이와 대조적으로 생쥐는 생후 18개월까지 휴마닌 수치가 약 40% 떨어졌고, 히말라야 원숭이(rhesus macaques) 같은 영장류도 19세부터 25세 사이에 생쥐와 비슷하게 큰 폭의 휴마닌 감소세를 보였다.

인간에게선 더 확실한 휴마닌 효과가 드러났다.

실제로 부모가 100세를 넘겨 장수한 피험자는 통계적으로 오래 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높았다.

이는 100세를 넘긴 사람의 자녀 18명과 그렇게 오래 살지 못한 사람의 자녀 19명을 비교한 실험에서 밝혀진 것이다.

생쥐와 벌레의 유전자를 조작해 휴마닌을 더 많이 생성하게 하면 더 오래 산다는 것도 확인됐다.

그러나 휴마닌 수위가 높아져 오래 산 동물은 새끼를 낳는 수가 줄었고, 장수한 인간도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 수명 연장과 생식 사이의 에너지 균형을 맞추는 진화적 메커니즘이 보존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휴마닌 수위가 높다고 반드시 장수하는 건 아니지만, 낮은 휴마닌 수위는 알츠하이머병 등의 질병 위험을 높이고, 독성 물질 노출에 대한 저항력을 낮추는 것으로 보였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척수액엔 상대적으로 휴마닌이 적다는 걸 연구팀은 관찰했다.

아울러 신생아의 제대혈 샘플 실험에선, 휴마닌 수위가 높으면 미토콘드리아 DNA(mtDNA) 카피가 늘어난다는 게 확인됐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켈빈 옌 조교수는 "휴마닌 수위와 mtDNA 카피 수는 반비례한다"라면서 "그런데 mtDNA 카피 수는 본질적으로 암, 신장 질환, 혈관 질환 등과 연관성을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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