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이뮨 "항산화·항괴사 ‘MIT'로 난치호흡기 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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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1상 통해 '안전성 입증' 미토콘드리아 표적 물질 도입.. IPF·중증천식·GVHD 타깃 임상개발 가속도
세포의 에너지 생산기관인 미토콘드리아가 최근 암, 뇌질환, 퇴행성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치료 타깃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이 미토콘드리아를 타깃으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고안, 개발을 진행 중이다.
미토이뮨 테라퓨틱스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미토콘드리아 표적 치료제 개발 기업이다. 김순하 대표는 LG화학(전 LG생명과학)에서 당뇨병 치료제 연구 중 미토콘드리아에서 활성산소 생산 및 칼슘 축적을 조절함으로써 세포의 염증 및 괴사를 억제하는 ‘MIT(Mitochondria-targeting Indole based Technology)’ 플랫폼을 발굴했다.
2018년 김순하 대표는 미토이뮨테라퓨틱스를 창업하고 LG화학으로부터 MIT 플랫폼을 도입하고 임상개발 및 상업화에 나섰다. 그는 "MIT 플랫폼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미토이뮨테라퓨틱스는 이미 비임상과 임상1상을 통해 안전성을 입증한 물질을 난치성 호흡기질환에 집중해 파이프라인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희귀의약품에 선정될 수 있는 난치성 질환을 타깃 적응증으로 신속심사, 조기허가 등 빠른 성과를 낼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우선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MIT, 미토콘드리아 내 활성산소 유리 및 칼슘 축적 제어→염증 및 괴사 억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 안에서 에너지 대사를 책임지는 미토콘드리아에서는 산화 인산화 반응을 통해 에너지인 ATP가 생성되는데 이 과정에서 반응성이 큰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가 만들어진다.
활성산소는 체내 방어기전에 의해 유기적으로 조절되지만 수용 한계를 넘어서 과잉상태가 되면 세포 사멸이나 돌연변이 등을 유발하고 궁극적으로 조직 병변을 유도하게 된다. 활성산소의 이러한 특성이 규명된 이후, 활성산소를 제거해 질병 발생을 억제하려는 노력이 계속됐지만 세포질 내로 침투하는 것을 넘어서 미토콘드리아 내로 들어갈 수 있는 약물을 발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손상이나 감염, 염증 등으로 인해 세포가 외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칼슘의 세포 내 유입이 증가하게 되고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존재하는 전압-의존성 이온채널과 내막의 다양한 분자들이 결합해 물질이 투과될 수 있는 미토콘드리아 막투과 전이공(Mitochonrial Permeability Transition Pore; mPTP)이 형성된다. 이 통로를 통해서 미토콘드리아 내에 물과 칼슘 등이 유입되게 되고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활성산소가 증가한다.
김 대표는 “에너지가 제대로 생산되지 않는 세포는 결국 항상성이 파괴돼 세포막이 붕괴되고 이 때 세포 내 물질이 밖으로 방출되는 괴사(necrosis)형태의 사멸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미토이뮨이 개발하고 있는 MIT 물질은 인돌(indole) 기반 형태의 특화 구조를 가진 저분자 화합물로 미토콘드리아 내에서 비정상적으로 생성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동시에 괴사를 차단하고 염증성 인자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김 대표는 “MIT의 경우, NF-kB, IL, TNF-α 등 염증성 인자로 인해 발생하는 염증을 차단하는 동시에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회복시켜 세포 괴사를 억제함으로써 괴사로 인해 발생하는 염증까지 막을 수 있는 이중 기전”이라고 설명했다.
미토이뮨은 현재 인돌 기반의 물질 특허 4건에 대해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 특허를 등록했으며 항산화제, 세포보호제, 급성폐질환, NASH 등의 질환에 사용할 수 있는 용도 특허 6건을 포함해 총 1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인돌 기반의 핵심 구조는 유지하면서 주변 부위를 변화함으로써 다양한 분자 타겟팅이 가능하며 BACE, RAS 등 몇 개의 타깃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MIT 플랫폼의 확장성을 강조했다. 현재 MIT 기반 후보물질로는 MIT-001과 MIT-002등이 있으며 MIT-001의 경우 13주 비임상 독성을 완료하고 단일 및 다회투여 임상1상을 마친 상태다.
◇난치성 호흡기질환 분야에 집중..특발성폐섬유증·중증천식·GVHD 등 국내 및 미국 임상 준비
미토이뮨테라퓨틱스는 난치성 호흡기질환 분야에 집중해 미토콘드리아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다양한 질환 모델에서 데이터를 확인했는데 그 중에서도 호흡기 관련 데이터가 가장 많이 확보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치료제가 없거나, 치료제가 있어도 효과가 크지 않아 미충족 수요가 높은 난치성 호흡기 질환에 포커스를 두고 개발할 것”이라며 “희귀의약품 지정 등을 통해 빠른 시장 진입 전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토이뮨테라퓨틱스의 파이프라인 중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으로 2020년 미국에서 임상2상에 진입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중증천식(severe asthma)과 이식편대숙주질환(GVHD) 등의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①특발성 폐섬유증 : 차별화된 전임상 동물모델로 임상 성공 확률 ↑
특발성 폐섬유증은 불분명한 원인으로 폐포 벽에 염증세포들이 침투하면서 만성적으로 염증이 발생, 조직이 상처입으면서 변형 등을 거쳐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며 폐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질환이다. 주로 50대 이상에서 발병하며 5년 후 생존률이 20%에 불과한 수준으로 예후가 좋지 않다. 미국과 유럽에 약 20만명의 환자가 있으며 연간 8만여명이 특발성 폐섬유증 진단을 받는다.
현재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로 미국 FDA로부터 승인받은 약물은 ‘오페브(Ofev)’와 ‘에스브리에트(Esbriet)’가 있지만 구역질, 간기능 이상 등 부작용 관련 독성 이슈와 낮은 임상 약효로 인해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김 대표는 “많은 경쟁약물들이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임상에서 낮은 효능으로 인해 실패를 겪고 있다”며 그러한 실패의 원인으로 ‘동물모델의 부적합성’을 꼽았다.
현재 개발되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대부분은 표준 약리 평가 모델로 블레오마이신(Bleomycin)으로 유도한 동물모델(BLM)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BLM모델의 경우 급성의 경증 모델이라서 실제 IPF환자와 병리적 특징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BLM모델의 경우 염증과 섬유화가 유도된 이후 2주가 지나면 자체적으로 복구, 회복되는 것이 관찰됐다.
미토이뮨테라퓨틱스는 가습기 살균제 주요성분으로 알려진 PHMG(Poly Hexa Methylene Guanidine)을 흡입한 동물모델이 실제 IPF환자의 병리학적 특징을 재현하는 것에 착안해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MIT-001의 효능을 확인할 때 활용했다.
김 대표는 “국내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PHMG 흡입 동물모델은 BLM 동물모델에 비해 더 심각한 염증반응과 섬유화가 관찰됐으며 증상이 최대 10주까지 유지되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만성적인 IPF 질환에서의 효과 관찰에 더 적합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확인한 병소의 위치와 형태 역시 BLM 모델은 흉막에 패치(patch)형태로 섬유화가 관찰된 반면 PHMG 흡입 모델은 넓게 퍼진 형태로 실제 IPF 현상과 유사한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또한 실제로 환자에게서 증가하는 바이오 마커가 PHMG 흡입 모델에서도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다.
미토이뮨테라퓨틱스는 ‘MIT-001’을 BLM모델과 PHMG 흡입모델에 적용하고 그 효과를 경쟁 약물과 비교 관찰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 MIT-001이 두 동물모델 모두에서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질환 유도를 통해 증가한 소포체 스트레스 바이오 마커인 CHOP이 MIT-001을 적용하자 50%이상 감소했으며 동물의 폐조직을 조직면역학적 실험방법으로 확인했을 때 섬유화가 억제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김 대표는 “전임상 동물모델에서 높은 약효가 기대되던 약물들이 임상에서 실패한 원인 중 하나가 정확한 병리적 특징이 반영되지 않은 동물모델을 사용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특발성 폐섬유증의 특징을 정확히 반영하는 PHMG 흡입 동물모델에서도 높은 효과를 보여 임상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토이뮨테라퓨틱스는 국내의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적 POC를 확인하는 임상2a상을 진행하는 동시에 미국에서의 임상2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②이식편대숙주질환(GVHD)·중증 천식 : 기존 스테로이드제 반응 않는 환자군 타깃
미토이뮨테라퓨틱스는 MIT-001이 면역 인자들의 생성과 분비를 촉진하는 상위기전인 활성산소의 축적을 효과적으로 차단함으로써 면역염증 반응을 효과적으로 제어한다는 것을 바탕으로 이식편대숙주질환(GVHD)과 중증 천식 등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이식편대숙주질환은 동종 골수이식 시 면역계 자극을 통한 거부반응으로 발생되는 합병증으로 이식환자의 25~65%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조혈모세포 이식 등이 증가하면서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규모 역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치료제는 면역 억제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스테로이드제가 대부분이며 이 역시도 내성이 존재하거나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이 존재해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높은 난치 질환 중 하나다.
김 대표는 “과도한 면역반응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병리적 T세포(Th17)과 조절 T세포(Treg)의 균형이 중요하다”며 “MIT-001은 활성화된 T세포의 분화과정에 작용해 두 세포의 불균형을 정상화시킴으로써 면역반응을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T세포가 활성화될 때 칼슘이 많이 유입되면 병리적 T세포의 활성화가 높아지며,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로 인해 산화호흡 효율이 떨어지면 조절 T세포이 적어지면서 과도한 면역반응이 나타난다. MIT-001은 칼슘 유입을 차단하는 동시에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기전을 가진다. 따라서 T세포에 의한 면역불균형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GVHD 마우스 동물모델에게 정맥주사 경로로 0.03mg/kg, 0.1mg/kg, 0.3mg/kg 농도의 MIT-001을 2주 동안 주 3회 투약한 결과 저용량군에서도 질병 억제가 효과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피부, 소장, 간 등에서의 조직병리현상 반응 역시 개선되는 결과를 얻었다.
김 대표는 “스테로이드에 반응하지 않는 GVHD에서도 효과를 가지는 것을 확인하고 해당 환자군을 타깃으로 임상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GVHD 적응증은 2021년 미국에서 임상2상을 진행하기 위해 IND를 제출할 예정이다.
면역질환 중 하나인 중증 천식을 타깃으로 하는 파이프라인 역시 동시다발적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동남아시아나 영국 등 습한 기후를 띠는 나라들에서 곰팡이로 인한 중증 천식은 꽤 높은 발현률과 사망률을 보이고 있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이 질환은 포자(Spore)형태로 잠복해 있던 균이 습도 등 일정 조건이 되면 발아가 진행되면서 단백질분해효소(protease)를 분비한다. 이로 인해 염증 등의 증상이 발생하고 중증 천식이 유도되는 것이다.
미토이뮨테라퓨틱스는 해당 질환을 반영하는 동물모델에서 전임상을 진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상태로 2021년 임상 IND 신청을 목표로 한다. 회사 측은 “해당 파이프라인의 경우, 미국과 함께 유럽 시장을 타깃으로 하며 이를 위한 개발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미토이뮨테라퓨틱스는 지난 4월,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에 성공해 파이프라인 개발에 추진력을 얻었다. 김 대표는 “투자 유치 이후 서울 문정동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임상 개발을 위해 글로벌 경험을 가진 인재를 영입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가진 MIT 플랫폼의 잠재력을 증명하기 위해 ‘미토콘드리아 생리학(mitochondrial biology)’를 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치료제가 없는 희귀 난치질환 치료제를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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