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 퇴행성뇌질환 접근 새로운 'KEY' 부상

2019.03.23 09:07 3,70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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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알츠하이머·파킨슨·헌팅턴 등 퇴행성뇌질환에서의 미토콘드리아 역할 조명한 연구결과 연이어 발표

세포 내 소기관 미토콘드리아가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포의 주요 에너지원을 생성하는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사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다양한 질환에서의 역할과 대안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헌팅턴병과 같은 신경퇴행성질환과 미토콘드리아 간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가 발표되고 있다.

◇신경세포 사멸 조절 미토콘드리아, 퇴행성 뇌질환 치료 타깃 가능성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진은 최근 미토콘드리아가 프로그램된 신경성 퇴화를 조절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PNAS에 게재했다.

이들은 노화와 신경 퇴행성 장애 초기에 발생하는 신경 자극성 퇴축에 주목했다. 아직까지 해당 과정을 조절하는 세포 내의 메커니즘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연구진은 신경세포의 말단에 존재하는 미토콘드리아의 손상이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를 일으키고 신경세포 돌기의 퇴화를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Sergei Baronav는 마우스의 뇌와 척수에 존재하는 신경세포에서, 신경세포 돌기(neurite) 끝에 존재하는 미토콘드리아는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현상을 관찰하고 이 것이 신경 돌기의 퇴축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미토콘드리아가 중심인 핵에서 먼 위치에 존재할수록 손상을 수리하고 보완하는 것이 어려워짐에 따라 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해져 신경 퇴행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대뇌피질뉴런을 이용한 실험에서 신경세포체(soma)와 미토콘드리아 간의 거리가 미토콘드리아 단백질 손상, PINK1 단백질 응축, 활성산소 생산과 미토콘드리아 막전위 및 탈분극 역치 감소와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들은 신경세포체와 멀리 떨어진 말초에 위치한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면 caspase-3의 활성화에 대한 임계치가 낮아지면서 노화와 스트레스, 신경 퇴행을 악화하는 것을 규명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을 'Neuritosis'라 명명하고 신경퇴행성 질환에서의 역할을 좀 더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헌팅턴병 동물 모델을 이용해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헌팅턴 병은 헌팅턴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세포 내 단백질 수송 체인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이 신경 퇴행과 유사하다.

이들은 헌팅턴병을 유발, 증상이 발현된 마우스 모델의 신경세포를 정상 세포와 비교한 결과, 신경 돌기 말단에 더 적은 미토콘드리아가 존재했으며 그 기능 역시 저하된 것을 확인했다. 또한 caspase의 활성이 증가하고 세포사멸도 더 많이 발생한 것을 관찰했다.

연구진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경 퇴행(neuritosis)과 퇴행성신경질환의 연결고리를 확인했다"며 "신경돌기 말단의 미토콘드리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퇴행성 신경질환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연구진, 미토콘드리아내 칼슘증가가 신경세포 사멸 유도

앞선 작년 9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위해요소감지BTN연구단,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미국 스탠포드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와 소포체의 상호작용에 의한 미토콘드리아 내 칼슘증가가 신경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PNAS에 발표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신경세포 활성화에 필요한 칼슘을 과량 유입한 뒤, 칼슘을 흡수함으로써 칼슘 완충 역할을 통해 신경세포의 기능을 유지시킨다. 그러나 신경세포가 손상되면 미토콘드리아 내로 과도한 칼슘이 유입돼 미토콘드리아의 막 전위가 변화하고 활성산소가 증가되면서 세포 사멸이 유도된다.

해당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초파리 동물모델에서 소포체와 미토콘드리아의 접촉면이 증가하고, 미토콘드리아 내 과도한 칼슘이 유입돼 신경세포 사멸이 유도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 때 Miro(Mitochondrial Rho GTPase) 단백질과 다양한 칼슘 이동채널 단백질이 관여하는 것을 규명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이규선 박사는 “신경퇴행성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 미토콘드리아의 칼슘 항상성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토콘드리아 단백질 CHCHD10·CHCHD2 신경세포 산화 손상에 중요

미국 웨인 스테이트 대학교(Wayne State University) 연구진은 지난해 미토콘드리아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이 신경퇴행성질환과 관련된 산화 손상을 예방하고 적절한 에너지 생산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CHCHD10은 미토콘드리아의 구조와 에너지 생산, 미토콘드리아 DNA의 안정성, 세포 사멸을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근위축측삭경화증 환자 또는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들에게서 CHCHD10의 변이가 관찰되기도 했다.

연구진은 세포와 분자생물학적 실험을 통해 CHCHD10 유전자가 산소 부족에 반응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미토콘드리아에서 CHCHD10은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산 단계에서 중요한 효소인 COX와 상호작용을 하며 이 상호작용은 산소 소비를 증가시킨다는 것을 관찰했다. 또한 CHCHD10이 CHCHD2의 기능과 COX와의 결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세포 핵에서의 CHCHD10의 역할은 미토콘드리아에서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연구진은 세포 핵에서 CHCHD2와 반대작용을 하며, 이 결과 낮은 산소 농도에 반응하기 위해 필요한 유전자들의 발현이 억제되는 것을 발견했다. 억제된 유전자들은 산소 반응 요소라고 불리는 DNA 서열을 가지고 있다.

연구진은 CHCHD10 유전자를 조작, 질병과 관련된 두 가지 돌연변이를 발생시켰다. 그 결과, 돌연변이가 발생한 CHCHD10은 산소 반응 요소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지 못하고 산소 소비 조절 및 미토콘드리아의 활성산소 생산에 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변화는 CHCHD2와의 상호작용의 감소로 인해 발생했다.

웨인 스테이트 대학교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생리학적 조건에서 CHCHD10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함께 CHCHD10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병리적 상황에 대한 잠재적 매커니즘을 제공한다”며 “CHCHD10과 CHCHD2의 상호작용의 변화가 CHCHD10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장애에 중요한 요인일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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