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불사' 가능할까…'미토콘드리아' 연구로 난치성 질병 해결한다

2021.06.29 00:48 2,159 0

본문

진시황이 원했던 '불로장생', '불로불사'의 길이 어쩌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벤처기업 파이안바이오테크놀로지는 지난 16일 미토콘드리아를 이용한 치료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 기관으로 혈액으로 운반된 산소를 이용해 세포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와 활성산소를 만든다. 파이안바이오는 줄기세포에서 뽑아낸 미토콘드리아로 난치성 질환의 치료제를 만드는 업체다.

그렇다면 미토콘드리아가 어떻게 질환의 치료제 역할을 하는 걸까. 미토콘드리아 치료 연구의 새 길을 연 최용수 교수를 만나봤다.
 

2021062509261390202_00_969.jpg

최용수 차의과대학교 교수



Q. 미토콘드리아가 어떻게 치료제가 될 수 있는가?

A. 미토콘드리아는 산소를 사용해 세포 호흡을 한다. 호흡하면서 세포에 필요한 에너지 ATP(Adenosine triphosphate)를 생산한다. 


ATP에 저장된 에너지는 몸의 모든 생명 활동에 필수 요소다. ATP가 생산되지 않으면, 즉 세포호흡이 일어나지 않으면 에너지원을 생산할 수 없어 사람은 목숨을 잃게 된다. 미토콘드리아가 생명의 근원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산소다. 사람이 숨을 쉬고 미토콘드리아가 세포호흡을 할 때 부산물이 생겨난다. 이 부산물은 불안정해 다른 세포나 단백질을 만나면 쉽게 반응해 세포 분자를 깨버린다. 이러면서 급격한 화학 반응이 일어나 퇴행성 질환이나 암 등을 유발하게 된다.

인간이 살기 위해 하는 행동, 호흡이 곧 생명의 근원이자 죽음으로 가는 과정이다. 호흡하면서 생겨난 부산물이 인간 노화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과도하게 산소 소비를 할수록 미토콘드리아 수명이 단축되고 이것이 곧 노화와 병으로 이어지게 된다.

어떻게 보면 미토콘드리아의 활동의 만병의 근원으로 보인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를 잘 조절할 수만 있다면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미토콘드리아를 주기적으로 보충하거나, 미토콘드리아의 손상을 복원할 수 있으면 노화나 미토콘드리아 손상으로 인한 질병을 치료하고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8년 7월,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에서 엄마 배 속에 있던 태아의 심장이 멈추는 일이 발생했다. 이 상황에서 시타람 에마니 교수는 태아의 건강한 근육에서 미토콘드리아를 추출해 태아의 심장 근육에 주입했다.

건강한 미토콘드리아가 문제가 발생한 미토콘드리아를 대체했고, 태아는 다시 생명을 얻었다.

이런 방식으로 미토콘드리아를 치료하고 보충하면 치료제가 될 수 있다. 


Q. '미토콘드리아를 보충하고 투입한다', 말로는 간단한데 꽤 많은 기술이 필요할 것 같다. 어떤 제반 기술이 필요한가?

A. 과거에는 미토콘드리아를 세포에 주입할 수 있는 기술이 미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토콘드리아의 생존율을 높여 세포에 투입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제 미토콘드리아를 추출한 뒤 단시간 내에 바로 시술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미토콘드리아를 대량확보하고 보관을 할 수 있는 기술도 필요한 상황이다.

만약 대량의 미토콘드리아를 채취하고 대량으로 배양하고 보관할 수 있다면 의료현장에서 언제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신약이 탄생할 것이다.


Q. 미토콘드리아 치료법은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나?

A. 사실상 무한하다. 미토콘드리아는 약물 전달체로도 사용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에 일정한 약물을 달고 세포에 주입하면 그 세포 투입률이 높아질 수 있고 다른 어떤 약물보다 효과가 높아질 수 있다.

유전질환에 대한 치료제도 될 수 있다. 가족력 질환이 모계 유전인 이유는 미토콘드리아 때문이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될 때 상대적으로 유약한 정자의 미토콘드리아는 없어지고 난자의 미토콘드리아만 아이에게 유전된다.

이렇기 때문에 모계의 미토콘드리아의 결함이 그대로 아이에게 전달돼 유전병이 발현되는 것이다.

미토콘드리아를 분석해 문제가 있는 부분을 수정하거나 대체하면 아이에게 전달되는 결함을 막을 수 있다. 혹은 '세 부모 아기(Three-Parent Baby)'라는 제도로 유전병을 막을 수 있다.

'세 부모 아이'는 영국에서 2015년부터 시행 중인 제도인데, 엄마가 유전병이 있으면 다른 여성의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얻어 아이에게 유전시키는 방식이다.


김소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MMUN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