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모큐브, '3D 현미경+AI'로 실시간 질병진단 나선다

2019.04.30 12:09 4,70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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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기술 통한 진단사업 진출 '선언'..미국법인 ‘TomoDX’ 설립.."국내·美 임상 동시 진행할 것”

                           ▲토모큐브의 홍기현 대표(좌), 박용근 CTO(우).    

   ▲토모큐브의 홍기현 대표(좌), 박용근 CTO(우).

“2015년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는 새로운 기술을 제품(3차원 홀로그래피 현미경)으로 선보이는 것에 주력했다면 이제부터는 이를 의료 진단시장에서 활용하고 적용할 수 있는 사업화에 집중하고자 한다. 혁신진단을 위해 병원 뿐 아니라 제약사, 진단회사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세포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3차원 홀로그래피 현미경을 개발한 토모큐브가 질병 진단 AI 제품 개발을 통한 진단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토모큐브는 2018년 삼성전자에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을 가진 민현석 박사를 영입, 인공지능(AI) 팀을 꾸리고 3D 홀로그래피 현미경과 인공지능을 결합한 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

박용근 토모큐브 CTO는 “2016년과 2017년 3차원 홀로그래피 현미경 HT-1, HT-2를 제품화한 뒤 영상의 품질과 제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노력하는 동시에 질병 진단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해왔다. 이달 초 발표한 박테리아 종 분석에 대한 논문은 그동안 진행해 온 진단 개발 연구의 첫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 HT 현미경 기술 완성도↑, 마케팅 및 네트워크 강화 “17개국 진출”

토모큐브가 개발한 3D 홀로그래피(HT) 현미경은 X-ray나 CT 촬영과 비슷한 원리로 굉장히 낮은 출력의 레이저를 조사해 레이저가 세포를 통과할 때 일어나는 굴절률을 수학/공학적으로 계산하고 수치화함으로써 살아있는 세포의 3차원 이미지를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박 CTO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고정, 염색 등의 전처리 과정이 필요없이 살아있는 그대로의 세포를 관찰하는 것이 가능한 HT 기술을 더욱 진화시키는데 집중한 결과, 영상의 품질을 개선했으며 굉장히 넓은 범위의 영역도 촬영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세포 뿐 아니라 조직도 3차원 촬영이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토모큐브는 마케팅과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함으로써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다. 박 CTO는 “제품을 어떤 연구에 활용이 가능한지 설명하는 어플리케이션 노트를 작성해 배포하는 동시에 하버드 의대 교수 등 유수의 연구진이 제품을 활용하는 것을 영상으로 제작해 홍보에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기현 대표는 이같은 마케팅 성과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서울대학교 등과 MD앤더슨 암 연구소,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다나 파버 암 연구소 등 다양한 국내외 연구소 및 대학 실험실에서 토모큐브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토모큐브의 연구용 HT 현미경 제품은 17개 국가에 진출했으며 70개 이상의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활용' 질병 진단 프로그램 개발..패혈증 POC 임상 진행

토모큐브는 신기술을 의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진단 제품의 사업화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HT 현미경을 통해 얻은 3차원 홀로그래피 영상 빅데이터에 인공지능을 결합한 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8년 민현석 박사가 토모큐브에 합류해 팀을 꾸렸다. 민 박사는 카이스트 졸업 이후 삼성전자 AI팀에 재직하며 인공지능 가상비서 ‘빅스비’ 개발에 참여했다. 민 박사는 “영상처리를 전공한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의료영상 분석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 토모큐브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인공지능을 결합한 진단 알고리즘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해외의 경우 구글, 페이스북, IBM 등 대형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 진단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용근 CTO는 “인공지능 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회사들의 경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하지만 그 전에 기존 실험방식이 선행돼야 한다”며 “세포나 조직을 고정하고 염색하는 기존의 실험과정에서는 샘플의 손상이나 변형이 발생할 수 있고 만들어진 데이터 자체가 정성적이기 떄문에 실험자의 테크닉이나 사용한 제품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토모큐브의 HT 현미경을 통해서 얻은 영상 데이터의 경우 세포와 조직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굴절률을 이용하는 것으로 언제 어떤 사람이 사용해도 같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박 CTO는 “세포, 조직이 가진 고유의 물리량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항상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빅데이터로서 활용하는데 아주 강력한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 실험 방식으로 얻을 수 있는 2차원 데이터와 달리 3차원 이미지를 얻을 수 있어 더 자세한 분석이 가능하다. 이렇게 영상 이미지를 얻고 분석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수 분(minute)에 불과하다.

                         ▲(토모큐브 제공)

  ▲(토모큐브 제공)

토모큐브는 패혈증을 가장 우선적인 타깃으로 설정하고 질병을 유발하는 박테리아 19종에 대한 영상 이미지 데이터를 확보, 이를 딥러닝 모델 중 하나인 ‘콘볼루션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 CNN) 모델을 학습시켰다. 회사 측은 “종 별로 300~500개의 영상 데이터를 확보했고 총 5000여개의 데이터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학습된 분석모델을 환자의 샘플에 적용하면 하나의 세포 이미지를 판별해 박테리아 종을 구분하게 된다.

토모큐브는 학습시킨 분석모델을 맹검(bline test) 형태의 박테리아 종 분석에 적용한 결과를 이달 초 논문을 통해 공개했다. 논문에 따르면 해당 분석모델은 배양이나 시약 사용 등 전처리(pre-treatment) 과정 없이 한 개의 박테리아를 측정해 종을 구분하는데 95%의 정확도를 보였다. 진양성률(true positive rate)은 94.6%, 진음성률(true negative rate)은 99.7% 등으로 나타났다.

박 CTO는 “현재 삼성서울병원과 50명 규모의 밸리데이션을 위한 POC(proof of concept)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해당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고 프로토콜이 확립되면 진단기기 허가를 위한 확증임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내 임상을 진행함과 동시에 미국 임상도 계획하고 있는 토모큐브는 이를 위해 미국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박 CTO는 “진단회사와 엔지니어링과 바이오를 결합한 융합회사들이 다수 자리잡은 미국 샌디에이고에 현지 법인 ‘TomoDX’ 설립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민현석 박사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사람들은 고품질의 데이터에 대한 니즈가 존재한다. 토모큐브의 3차원 홀로그래피 영상 이미지는 알고리즘에 적합한 데이터일 뿐만 아니라 실제 리얼-월드와 연계가 좋아 알고리즘의 학습에 아주 유용해 분석모델이 흡족한 성능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박테리아 종 별 300개 정도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것으로도 높은 정확도의 진단이 가능하지만 본격적으로 코호트를 구축할 때에는 병원 등 현장에 맞춰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동화 진단장비 개발 목표..하반기 시리즈B 추진

토모큐브는 인공지능 분석모델을 적용한 전체 자동화 진단장비 개발을 목표로 한다. 혈액이나 조직 샘플을 집어넣으면 모든 데이터가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서 생산되고 이를 바탕으로 분석, 진단이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홍 대표는 “새로운 기술을 연구용 제품으로 개발해 선보이던 것을 뛰어넘어 혁신진단제품 개발 회사로 성장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병원과 제약사, 진단회사 등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모큐브는 오는 하반기, 진단기기 생산을 위한 GMP 시설 확보 및 임상 R&D 진행을 위한 자금을 추가로 모집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기술특례상장을 고려, 6월 상장주관사를 선정하고 절차를 진행한다.

홍기현 대표는 “토모큐브가 3차원 홀로그래피 영상 분야 등에서 '퍼스트 무버'이기 때문에 항상 앞서나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신개념의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의료 현장 및 환자에게 실질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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